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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66

괜찮아 - 한 강 괜찮아 - 한 강(2024.10.12.)   * 한 강 1970년 광주 출생.한승원 작가의 딸.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 노벨 위원회 한강 작가 2024년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     괜찮아 - 한 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2024. 10. 12.
목마와 숙녀 - 박인환(朴寅煥) 목마와 숙녀 - 박인환(朴寅煥) (2024.10.5.)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볍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燈臺)……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 2024. 10. 5.
시인들은 무엇하러 있는가 - 김현승 시인들은 무엇하러 있는가 - 김현승 (2024.9.28.)    슬픔을 기쁨으로그들의 꿈으로써 바꾸기 위하여그 기쁨을 어린 아이보다더 기뻐하기 위하여  그들은 가장 춥고그들은 가장 뜨겁게 있다.  시인들은 무엇하러 있는가그들은 땅속에 묻힌 황금잎보다도그들은 저 하늘 위의 별을 찾으며무엇하러 있는가  그들은 소리로서 노래하지만그들은 말로서침울하고 듣기 위하여 있다.  겨울에는 마지막 잎새로봄에는 또한 첫눈으로 터지면서...     * 몹시도 바쁜 한 주간을 보내고 오늘은 멀리 강원도에 볼 일이 있어서 아침부터 서둘러 저녁이 다 되어서 도착했다. 또한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5년 전에 정년을 마치고 코로나와 여러 가지 이유로 만나지 못했던 동료교사를 만나 뵙고 각자의 인생과 건강과 앞으로의 계획들을 나누며 .. 2024. 9. 28.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 (오토의 호작질 히스토리에서)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2024.9.21.)   어제 이어서 오늘 아침까지 가을비가 많이 내렸다.평소에는 늘 아침부터 25도가 넘어서 에어컨을 계속 켜지 않으면 힘든 날이었는데 오늘은 무려 18도까지 내려가고 바람마저 불어서 쌀쌀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지인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문상을 다녀오면서 새삼 초가을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이제 진정 가을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늘 하던 대로 맨발걷기를 위해 중랑천으로 향하다.   평소 같으면 걷는 동안 손수건으로 땀을 여러 번 닦아야 했지만, 오늘은 바람마저 시원하고 걷기에 너무나 좋아서 어제부터 내린 비와 구청 행사 관계로 정해진 황톳길을 걷기 못하게 하여 모랫길을 .. 2024. 9. 21.
추석 명절에 평창 효석문화제에 다녀오다 추석 명절에 평창 효석문화제에 다녀오다(2024.9.14.)   모두가 명절이 되면 마음부터 바쁘지만 초가을의 하얀 메밀꽃을 보고 싶어서 급하게 봉평으로 향하다.새벽 6시30분에 시청앞에서 출발한다고 하여 모처럼 새벽 첫차를 타고 여유 있게 도착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명절이라고 하여 귀향을 위해 애쓰지만, 우리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나들이를 간다고 하니 참 어색하기 그지없다.그렇지만 차는 밀리지만 과연 귀향을 위한 차량도 많이 있지만, 우리처럼 쉼과 여행을 위해 나서는 경우가 더욱 많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이제는 우리 세대까지만 이렇게 힘들게 귀성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고생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이제는 명절도 더욱 가족의 행복과 쉼을 위해 여행과 함께 귀성을 할 것이라 생각이 들.. 2024. 9. 14.
인생은 흔들리며 아픔을 이겨내며 살아간다 인생은 흔들리며 아픔을 이겨내며 살아간다(2024.9.7.) 나이가 들면서 어디 몸에 작은 아픔이라도 느껴지면 별 생각이 많이 든다고 한다. 큰 병이라도 든 것이 아닐까 하고 여러 가지 생각으로 고민하게 된다. 다행인 것은 누구나 아는 병으로 밝혀지면 치료과정을 통해 이겨낼 수 있다고 믿고 처방대로 따르면서 나음의 희망을 갖고 살아가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어디 그게 말로는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아픈 현실은 분명 아픔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본인만의 겪는 아픔이다. 임플란트로 뼈이식과 함께 무려 3개를 생살을 파내고 심다보니 안면이 퉁퉁 붓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진통제로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다. 배움의 과정도 결석하면서 안절부절 하면서 결국 주님의 십자가의 고통을 음미하게 된다. 우리의 모든 아픔과 고.. 2024. 9. 7.
가을을 충분히 느끼며 살고 싶다 가을을 충분히 느끼며 살고 싶다(2024.8.31.)   이제 처서가 지나고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기운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한낮의 무더위는 뜨거움 그 자체를 그대로 맞이한다.얼마나 뜨겁던지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들녘의 곡식들과 열매들은 알알이 익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이다.자신의 청춘의 정기를 모아 후세를 키워낼 다짐으로 인내하며 하나씩 껍질을 쌓아가게 마련이다.그래서 시인은 길고 긴 여름을 견디어내며 차가운 바람을 그림자와 함께 덮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너무도 멋진 가을날의 만물이 익어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인생의 가을에도 이런 넉넉함과 여유로움이 충분한 믿음의 열매로 맺혀지길 기도하고 싶다.더욱 달고 아름다운 열매로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곧 닥쳐올 쓸쓸함을 기.. 2024. 8. 31.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메멘토 도미니(Memento domini)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메멘토 도미니(Memento domini)(2024.8.24.)    독일의 신학자 칼 바르트(K. Barth, 1886.5.10-1968.12.10)는 ‘사람의 생의 단 한 번의 기회’라는 글에서 사람에게 많은 기회가 있는 것 같으나 가장 중요한 기회는 딱 한번 있다고 하며 그 기회는 죽음이라고 말한다.그는 인생의 죽음이라는 기회를 잘 받아들이기 위해서 두 가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첫째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당신은 곧 죽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죽음을 망각하고 살지 말고 오히려 죽음을 생각하며 잘 해석하면서 살라는 뜻이다.   두 번째는 메멘토 도미니(Memento domini)이다. “오직 주님을 생각하라.”는 .. 2024. 8. 24.
아침에 깨어나면 새로운 생명으로 일어선다. 아침에 깨어나면 새로운 생명으로 일어선다.(2024.8.17.)   무덥고 찌든 더위가 밤새 계속된다.열대야가 이제 익숙한 날들이다.에어컨과 함께 선풍기는 우리를 시원하게 밤을 달래고 있다.   그러나 꼭 자다가 일어나서 어김없이 일어나는 화장실 가는 나이가 되어 영 불편하기 그지 없지만 나이 들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잠을 청하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랑하는 자에게 깊은 잠을 준다고 하신 말씀이 더욱 다가오게 마련이다.그러면서 해가 뜨면서 어김없이 하루가 밝아온다.   지나간 날은 뒤로 하고 새로운 날이 생명을 이어가게 된다.아직도 해야 할 일이 남아 있기에 오늘도 아침과 함께 시작을 하게 된다.   먼저 면도와 소금 양치와 함께 입안을 정결하게 하고 사과와 토마토를 준비하고 아로니아와 복분.. 2024.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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