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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음악684

오늘을 위한 기도 - 이해인 오늘을 위한 기도 - 이해인       오늘 하루의 숲속에서제가 원치 않아도어느새 돋아나는 우울의 이끼,욕심의 곰팡이, 교만의 넝쿨들이참으로 두렵습니다.그러하오나 주님,이러한 제 자신에 대해서도너무 쉽게 절망하지 말고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어가는끗끗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게 하소서.   어제의 열매이며내일의 씨앗인 오늘하루의 일과를 끝내고잠자리에 들때는어느날 닥칠 저의 죽음을미리 연습해 보는 겸허함으로조용히 눈을 감게 하소서.   '모든것에 감사했습니다'       남택상 - Moderato Cantabile 2024. 5. 11.
우울한 샹송 - 이수익 우울한 샹송 - 이수익     우체국에 가면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그 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풀잎되어 젖어 있는비애를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돌아올까우체국에 오는 사람은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그 꽃들은 바람에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어쩌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얼굴을 다치면서라도 소리내어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사람들은그리움을 가득 담은 편지 위에애정의 핀을 꽂고 돌아들 간다그 때 그들 머리 위에서는꽃불처럼 밝은 빛이 잠시 어리는데그것은 저려오는 내 발등 위에행복에 찬 글씨를 써서 보이는데나는 자꾸만 어두워져서읽질 못하고,   우체국에 가면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그 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기진한 발걸음이 다시도어를 노크하면그 때 나는 어떤 미소를 띠어돌아온 사.. 2024. 5. 10.
울고 있을 때 읽어 봐 - 위기철 울고 있을 때 읽어 봐 - 위기철       울보 아가씨, 그만 눈물을 그치고내 얘기를 잘 들어 봐.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눈물 대신 꿀물이 나오는그런 아가씨가 살고 있었대.   아가씨가 울 때마다들판에 나비랑 꿀벌들이 날아와꿀을 빨아먹기 때문에아가씨가 슬퍼도 울 수가 없었지.   울보 아가씨, 그만 눈물을 멈추고내 얘기를 잘 들어 봐.   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눈물 대신 꿀물이 나오는그런 아가씨가 살고 있었대.   어느 날 아가씨가 울고 있는데향긋한 꿀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커다란 곰 한 마리가 나타나아가씨 눈물을 핥아먹더래.아가씨는 무서워도 울 수가 없었지.   울보 아가씨, 그만 눈물을 멈추고내 얘기를 잘 들어 봐.   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눈물 대신 꿀물이 나오는그런 아가씨가 살고 있었대.   어.. 2024. 5. 9.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외눈박이 물고기처럼사랑하고 싶다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사랑하고 싶다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외눈박이 물고기처럼그렇게 살고 싶다혼자 있으면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Stratovarius - Forever 2024. 5. 8.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이해인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이해인       나는 문득외딴 마을의빈집이 되고 싶다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오랫동안 향기를 묵혀둔쓸쓸하지만 즐거운 빈집   깔끔하고 단정해도까다롭지 않아 넉넉하고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한 채의 빈집   어느 날문을 열고 들어올 주인이'음, 마음에 드는데---.'하고 나직이 속삭이며 미소지어 줄깨끗하고 아름다운 빈집이 되고 싶다.       양하영 - 유리창엔 비 2024. 5. 7.
외로운 영혼의 섬 - 조병화 외로운 영혼의 섬 - 조병화       내 마음 깊은 곳엔나만이 찾아갈 수 있는 외로운 영혼의 섬이 하나 있어쓸쓸할 땐 슬며시 그곳으로 숨어 버립니다내 마음 가려진 곳엔나만이 소리없이 울 수 있는 외로운 영혼의 섬이 하나 있어고독할 땐 슬며시 그곳으로 숨어 버립니다   아, 이렇게 내 마음 숨은 곳엔나만이 마음을 둘 수 있는 외로운 영혼의 섬이 하나 있어만사가 싫어질 땐 슬며시 그곳으로 숨어 버립니다   내 마음 보이지 않는나만이 숨을 수 있는 외로운 영혼의 섬이 하나 있어쓸쓸하고 쓸쓸할 땐 슬며시 그곳으로 숨어 버립니다       이필원 - 추억 2024. 5. 6.
이런 날 만나게 해 주십시요 - 원태연 이런 날 만나게 해 주십시요 - 원태연       이런 날 우연이 필요합니다그 애가 많이 힘들어 하는 날만나게 하시어그 고통 덜어줄 수 있게이미 내게는 그런 힘이 없을지라도날 보고 당황하는 순간만이라도그 고통 내 것이 되게 해 주십시요   이런 날 우연이 필요합니다내게 기쁨이 넘치는 날만나게 하시어그 기쁨 다는 줄 수 없을지라도밝게 웃는 표정 보여 줘잠시라도 내 기쁨그 애의 것이 되게 해 주십시요   그러고도 혹시 우연이 남는다면무척이나 그리운 날둘 중 하나는 걷고 하나는 차에 타게 하시어스쳐지나가듯잠시라도 마주치게 해 주십시요.       Frank Mills - Music box dancer 2024. 5. 5.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 놓고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오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삽살개는 달을 짓고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 하겠오       유익종 - 들꽃 2024. 5. 4.
일기 - 원태연 일기 - 원태연       자다가도 일어나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얼핏 눈이 떠졌을 때 생각이 나부시시 눈 비비며 전화할 수 있는 사람그렇게 터무니없는 투정으로 잠을 깨워놔도목소리 가다듬고다시 나를 재워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내가 워낙에 욕심이 많은 것일까 생각도 들지만그런 욕심마저 채워주려 노력사는 사람이 생겨준다면그 사람이 채워주기 전에욕심 따위 다 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양치를 하다가도차가 막힐 때도커피를 사러 가다가도 생각이 나는 사람그런 사람 있다면그런 사람이 나를 원해 준다면       Simon & Garfunkel - The Boxer 2024.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