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2023.11.18.)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성동저널 2023.11.17.)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중국 전국시대 秦(진) 나라의 정치가인 呂不韋(여불위: ? ~ BC 235)가 약 3,000명에 달하는 빈객의 학식을 모아 편찬한 '呂氏春秋(여씨춘추)'의 盡數(진수)편에 나오는 流水不腐(유수불부)라는 말을 소개해 드립니다.
"流水不腐(유수불부)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戶樞不蠹 (호추불두) 문지도리(문을 여닫을 때 축 역할을 하는 것)에는 좀이 슬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轉石 不生苔(전석 불생태) 즉,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라 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어느 마을에 옹달샘이 있습니다. 물맛이 좋아서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 옹달샘 물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욕심 많은 땅의 주인이 자기 혼자 먹을 심산으로 옹달샘 주변에 울타리를 쳤습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후로 약 6개월이 지나자 옹달샘 물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하더니 그 후 몇 개월 뒤에 옹달샘 물은 완전히 썩어 버렸습니다.
옹달샘은 퍼내면 계속 새로운 물이 솟아나지만 고이기 시작하면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땅 주인의 어리석은 欲心(욕심)은 당연히 그것을 깨닫기에는 遙遠(요원)해 보입니다.
중국 春秋時代 (춘추시대)에 陳立夫(진입부)라는 95세의 노인이 있었는데 耳目(이목)이 聰明(총명)하고 생각이 민첩합니다.
그래서 뭇사람들이 陳(진) 노인에게 長壽(장수)의 秘訣(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陳(진) 노인이 이렇게 답합니다.
'養身在動(양신재동) 養心在靜(양심재정)' 신체를 단련하는 것은 움직임에 있고 마음을 닦는 데는 고요히 하는 데에 있다.
陳(진) 노인은 또한 이렇게 말을 합니다. '補藥(보약)으로 몸을 보하는 것은, 飮食(음식)으로 몸을 보하는 것만 못하고, 飮食(음식)으로 몸을 보하는 것은, 運動(운동)으로 몸을 보하는 것만 못하다' 즉, 움직임을 强調(강조)한 말입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活動(활동)'이라 하는데 '活(활)'은 '動(동)'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動(동)'속에는 '生命力(생명력)'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動(동)'을 운용하는 것을 '運動(운동)'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즉, 인간의 건강한 生命(생명)은 運動(운동)에 있다는 深奧(심오)한 뜻을 內包(내포)하고 있습니다.
건강도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의 生活(생활)에 滿足(만족)하고 지금 괜찮으니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겠지 하는 생각에 움직임이 鈍化(둔화)되어 '動(동)'을 게을리 하면 언제 어느 때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점점 더 몸은 움츠려들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動(동)을 게을리 하게 되고, 덩달아 우리의 몸도 둔화하기 십상입니다.
그러므로 流水不腐(유수불부)라는 말은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鍛鍊(단련)하며
꾸준히 勞動(노동)할 것을 勸奬(권장)할 때 비유적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마음을 닦는 데는 고요히 心身(심신)을 鎭靜(진정)하여 수양할 필요가 있지만, 身體(신체)를 鍛鍊(단련)하는 데는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最上(최상)의 方策(방책)임을 强調(강조)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춥다고 해서, 피곤하다고 해서, 점점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귀찮다고 해서 活動(활동)을 멈출 것이 아니라, 꾸준히 운동하여 生命力(생명력) 있고 活氣(활기) 넘치는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여야 합니다.
다음 시구로 이 글을 끝맺음하겠습니다. 春盡有歸日(춘진유귀일) 老來無去時(노래무거시) 花有重開日(화유중개일) 人無更少年(인무갱소년) 봄은 오가고 하건만 늙음은 한 번 오면 다시 갈 줄을 모르네. 꽃은 다시 필 날이 있건만.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네! 건강하게 겨울나기 하시기 바랍니다.
* 한 주간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다.
똑같은 날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분명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나아가면 늘 새롭게 다가오게 마련이다.
어제의 나 자신과 오늘의 내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이제 남아 있는 작은 형님과 동생 내외가 아버지 기일에 맞추어 모두 모여 일박이일 일정으로 교통 사정으로 인해 동생만 성묘를 대신하고 서천과 보령 일대를 다녀오고 나서 이어진 교육과정을 정신없이 보내면서 학업 준비와 교회 업무와 친구들 모임 준비와 함께 맨발걷기까지 정신없이 보내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이 마치 흐르는 물처럼 세월과 함께 나 자신의 삶을 거침없이 흘러 보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헤쳐 나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말 그대로 살아있기에 가능하지만, 그저 흐름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감사함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겨울이 오면 서서히 내년을 준비하도록 힘과 건강을 비축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가만히 있기만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생명이 있기에 아름다운 흐름이 이어가며 축복의 멋진 내일을 기대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