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서식물 색연필 컬러링북 출간 기념전이 오는 29일까지 서울 마포구 솔틴비전센터에서 진행된다. 한혜인 기자
식물의 아름다움
성경 속 24개 식물 그린 '보태니컬 아트' 전시 열려
(CBS노컷뉴스. 한혜인 기자. 2023-10-17.)
[앵커]
꽃과 식물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미술 도구를 활용해 세밀하게 그리는 미술 작업을 '보태니컬 아트'라고 합니다.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에 안정을 준다는 점에서 보태니컬 아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성경에 나온 식물들을 보태니컬 아트에 적용함으로써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묵상할 수 있도록 돕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겨자씨 한 알 만큼의 믿음이 있다면 못할 것이 없다'는 마태복음 17장 말씀에서 아주 작은 것에 비유된 식물 겨자입니다.
실제 크기의 겨자씨를 만져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환호하는 무리들이 호산나를 외치며 흔들었던 종려나무도 눈길을 끕니다.
성경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주는 특별함으로 비유된 사과나무와 시편에서 사람을 기쁘게 하는 나무로 그려진 포도나무도 묵상할 수 있습니다.
잎사귀가 무성하다고 표현된 무화과나무와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님의 머리에 씌워진 가시 면류관의 재료로 추정되는 가시나무를 그린 작품도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제니리 보태니컬 아트 작가가 제주성서식물원 비블리아에서 관찰한 식물을 색연필로 섬세하게 그려낸 보태니컬 아트 작품들입니다.
제니리 작가는 "행복을 찾아 방황할 때 식물을 보고 꽃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에 찾아오신 하나님을 만나게 됐다"며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 소중한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제니리 보태니컬 아트 작가
"하나님이 창조하신 식물을 보면서 좀 더 깊이 있게 하나님을 더 믿었으면 좋겠고요. 작은 거름 하나하나가 쌓여서 나중에 하나님이 저한테 제가 식물 그림을 그렸을 때 찾아오신 것처럼 그들(비기독교인)에게도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제니리 작가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제주성서식물원이 함께 펴낸 책 '나의 성서식물 색연필 컬러링북'에 수록된 24점의 보태니컬 아트 작품을 대중과 나누기 위해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진형 사무총장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이 식물들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창조 세계의 아름다움을 더욱더 깊이 느끼고 어떻게 해야 이 창조 세계를 온전한 모습으로 더 지키고 아름답게 가꾸어 나갈 수 있을까를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나온 식물들을 보태니컬 아트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서울 마포구 솔틴비전센터에서 진행됩니다.
CBS 뉴스 한혜인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서원익)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 양성우
덕수궁 돌담길, 살아 있는 나뭇잎 사이로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모든 들풀과 꽃잎들과
진흙 속에 숨어사는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살아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신비하다.
바람도 없는 어느 한 여름날,
하늘을 가리우는
숲 그늘에 앉아보라.
누구든지 나무들의
깊은 숨소리와 함께
무수한 초록잎들이 쉬지 않고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이 순간에, 서 있거나
움직이거나 상관없이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오직 하나,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들은 무엇이나
눈물겹게 아름답다.
<양성우 시인>
1943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다. 전남대 문리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1970년 「시인」지에 '발상법', '증언' 등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데뷔했다. 1975년 광주중앙여고 재직 중 '겨울 공화국' 사건으로 교사직을 파면당했다. 1985년 제4회 신동엽창작기금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발상법>, <신하여 신하여>, <겨울 공화국>(1977), <북치는 앉은뱅이>(1980),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1981), <5월제>(1986), <그대의 하늘길>(1987), <세상의 한가운데>(1990), <사라지는 것은 사람일 뿐이다>(1997), <첫마음>(2000), <물고기 한 마리>(2003), <길에서 시를 줍다>(시화집, 2007) 등이 있다.
* 시간은 거침없이 흐르며 지나가고 있다.
한 주간이 시작되는 주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주말인 토요일 저녁을 보내고 있다.
나이에 맞게 시간은 흘러간다고 하는데 60대는 60km의 속도로 순식간에 70대에 다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 인생은 사계절을 쉼 없이 반복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살아있기에 이런 희노애락을 노래하며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돌아보며 이야기 하지 않던가?
이것이 곧 인생이요, 하나의 삶의 역사가 아니던가?
때로는 마음 아파하고 힘들어 하며 어려울 때마다 나름대로의 고비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를 고민하는 순간들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만다.
모두가 자기만의 믿음과 사고방식에 따라 해결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지난 한 주간에도 2024년을 준비하는 모임과 함께 빈 틈 없는 시간계획에 따라 정신없이 보내고 말았다.
그러나 도봉산 능선을 따라 단풍길을 걸으면서 오직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에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걷고 있는 것인가? 하고 생각하면서도 그저 한없는 삶의 아름다움에 깊이 젖을 뿐이다.
분명 가을은 삶을 돌아보게 하니 아름답다.
내가 여기 살아있기에 진실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