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 정현종(2024.12.21.)
불행의 대부분은
경청할 줄 몰라서 그렇게 되는 듯.
비극의 대부분은
경청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듯.
아, 오늘날처럼
경청이 필요한 때는 없는 듯.
대통령이든 신(神)이든
어른이든 애이든
아저씨든 아줌마든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
세상이 조금은 좋아질 듯.
모든 귀가 막혀 있어
우리의 행성은 캄캄하고
기가 막혀
죽어가고 있는 듯.
그게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제 이를 닦는 소리라고 하더라도,
그걸 경청할 때
지평선과 우주를 관통하는
한 고요 속에
세계는 행여나
한 송이 꽃 필 듯.
* 온통 세상은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
도무지 남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으며 자기 고집만을 내세우며 살아간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어릴 때부터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주장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유아적 상태에서 탈피하지 못한 부끄러운 생각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는 나이가 들면 넉넉하고 어른스럽게 어떻게 도울까를 먼저 생각하며 단체나 개인생활을 해야 할텐데 말이다.
정말 아쉬운 최근의 현실을 보고 우리는 부끄럽게도 자기주장만이 아닌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며 더 나아가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자신의 부족을 알게 되면 적절하게 표현하고 타협하고 나아가면 되는 것이 아닌가?
물론 모두가 법과 정의와 진실을 바탕으로 해야 할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제 시끄럽고 자기 목소리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고요함과 자기반성을 통해 새롭게 오는 진실을 직시하며 미래를 내다보아야 한다.
날씨가 많이 차가워진 동짓날에 뜨거운 팥죽 한 그릇 먹고 싶은 날이다.
<Amore Grande Amore Libero - Paul Mauri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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