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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혹독한 겨울 뒤에 오는 봄을 기대한다

by 방일 2024.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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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겨울 뒤에 오는 봄을 기대한다.(2024.11.30.)

 

 

* 소설이 지나자마자 대설을 얼마 앞두고 11월에 첫눈이 117만에 많은 눈이 내려서 온통 교통사고와 함께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우리는 평년에 예상치 못한 사례들이 여기저기서 경험하고 있다.

 

어쩌면 기후 변화만이 아닌 정치와 경제 환경도 곤두박질치며 어디까지 내려갈지 모르는 어려운 처지에 처해 있어 어떻게 자리 잡혀갈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현실에서 헤매고 있다.

과연 어떤 사람이 살아남을지 모두가 걱정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 진실로 나라가 국민을 위하여 참된 정책과 정치를 펼치는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국민들이 정치를 걱정하며 변화를 기대하는 모습을 모두가 조바심으로 걱정하는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엊그제까지 그렇게 무덥고 이상한 가을 날씨가 변하여 변덕스러운 눈과 함께 차가운 겨울이 눈앞에 다가오니 벌써 내년 봄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분명 혹독한 겨울 뒤에는 다가오는 따뜻한 소망의 봄을 기대하기에 우리는 능히 견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추위쯤이야... 하고 가슴을 다시 펴고 싶은 날이다.

 

<거북이 동면하는 장소, 다가올 봄을 ‘염두’에 둔다.[서광원의 자연과 삶](97) >

 

- 서광원 인간자연생명력연구소장(동아일보. 2024-11-20.)

 

보기와는 다른 게 있다. 한때 공격수로 유명했던 한 축구선수가 골을 잘 넣는 비결을 묻자 “자리를 잘 잡는 것”이라고 해서 놀란 적이 있다.

 

“공을 잘 다루는 건 기본이고 공이 올 만한 곳에 미리 가서 자리를 잡는 위치 선정이 중요해요. 상대 골문 앞 어디에 서 있을지 감을 잡는 데 10년쯤 걸리더군요.”

 

그렇게 보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게 보였다. 가끔 공이 자기 앞으로 우연히 온 덕분에 쉽게 골을 넣는 선수가 있다. 흔히 ‘주워 먹었다’고 하는 골이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쉽게 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고 했다. 그런 자리 잡기 역시 우연이 아닐 때가 많다는 것이었다. 이른바 ‘골잡이’들은 공이 올 만한 곳에 미리 가 있기에 동료 선수들이 보내는 패스는 물론이고 ‘주워 먹는’ 운도 잡는 거라는 말이었다.

 

기회가 올 만한 곳에 자리를 잡는 게 중요한 건 어디서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북아메리카에 사는 지도거북(map turtle)은 등딱지 무늬가 지도처럼 생겨 이런 이름을 얻었다는데, 겨울이 오면 강이나 연못, 호수 바닥에서 동면한다.

 

그런데 같은 물이라도 강을 좀 더 좋아한다. 이유가 있다. 고여 있는 연못이나 호수와 달리 강은 물이 계속 흐르기에 봄이 가까워지면 그 햇빛을 받은 따뜻한 물을 먼저 느낄 수 있어서다. 봄이 멀리서 오기 시작할 때, 이를 먼저 알아차리면 동면에서 일찍 깨어날 수 있고, 그러면 겨우내 소모한 체력을 빨리 보충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생일대의 과업인 짝짓기도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할 수 있다.

 

강이 아닌 연못이나 호수를 좋아하는 비단거북, 늑대거북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이들은 너무 얕지도 않고 깊지도 않은, 그러니까 안전이 어느 정도 확보된 가장 얕은 바닥의 진흙 속에서 겨울을 보낸다. 얕을수록 봄이 올 때 물이 빨리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얕으면 안 되는 게 너구리 같은 포식자들의 눈에 띄기 쉽다. 반대로, 너무 깊으면 수온 변화를 알아채기 쉽지 않다. 동면하는 자리 하나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가을이 되어 숲 바닥에 떨어진 신갈나무 도토리들 역시 다음 상황을 ‘염두’에 둔 듯한 시작을 한다. 겨울이 오기 전 미리 뿌리를 내려두는 것이다. 이러면 봄이 올 때 곧바로 성장을 시작할 수 있다. 숲의 큰 나무로 자라는 비결일 것이다.

 

현대그룹을 창업한 정주영 전 회장은 1974년 봄, 비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 밤, 혼자 울산 현대중공업 현장을 둘러보다 바다에 빠진 적이 있었다. 다행히 근처 초소에 있던 경비원이 그가 외치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덕분에 살 수 있었는데, 경비원이 보니 옷과 신발을 그대로 착용하고 있었다. 물속에서 몸을 잘 움직이려면 벗는 게 효과적인데 왜 그러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가 한 말이 참 그다운 것이었다.

 

“아, 그거? 내가 나왔을 때 직원들이 내 꼴을 다 볼 거 아냐? 다 벗고 있어봐. 내가 뭐가 되겠어?”

 

물에 빠져 죽을 수 있는 순간에서조차 다음 상황을 생각한 그였기에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서광원 인간자연생명력연구소장

 

<김영동 - 슬픈 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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