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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by 방일 2024.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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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2024.5.11.)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아침에 인사

 

- 문태준 시인(조선일보. 2024.05.06.)

 

안녕하세요

제가 달맞이꽃이에요

아침 안개 속에 있다가 부지런한 시인에게 들켰어요

안개 속에서는 말소리를 죽여야 해요

소리가 멀리 가거든요

조심하세요

나는 곧 꽃잎을 닫을 시간입니다

안녕!

 

근데,

내가 사랑한다고 지금 조금 크게 부르면 안 되나요?

 

-김용택(1948~)

 

내 집 돌담 아래에서도 달맞이꽃이 자란다. 꽃이 피기에는 아직 좀 이르지만 머잖아 필 것이다. 달맞이꽃은 해가 질 때에 피고 아침이 되면 그 생기가 시든다. 달맞이꽃의 빛깔은 곱고 부드럽다. 마치 보름달의 월광(月光)을 동그스름하게 폭 파인 유리그릇에 한가득 담아 놓은 것처럼.

 

시인은 아침 일찍 일어나 달맞이꽃 핀 것을 보았던 모양이다. 안개 속에서 함초롬하게 핀 달맞이꽃이 시인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러면서 안개가 부옇게 낀 날에는 말을 나지막하게 가만가만히 해야 한다고 일러준다. 둘 사이의 속삭임도, 어떤 고백도 누군가 몰래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저만치 갈 수 있기에. 그런데 달맞이꽃은 이내 말을 바꿔 시인에게 말한다. 곧 해가 뜨면 꽃잎을 닫아 헤어져야 하니 자신에 대한 사랑의 고백을 미루지 말고, 말소리를 죽이지도 말고 이 자리에서 지금 하지 않겠느냐고. 꽃은 시인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말았다. 꽃의 아침 인사와 꽃의 밀어(密語)를 들을 수 있는 이 예민한 시심(詩心)은 시인의 가슴에도 사랑의 빛이 만월(滿月)처럼 달맞이꽃처럼 꽉 차 있다는 뜻이겠다.

 

 

*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달맞이꽃 – 이영복(노래)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됐나

달밝은 밤이 오면 홀로피어

쓸쓸히 쓸쓸히 미소를 띠는

그 이름 달맞이 꽃

아~ 아~ 아

서산에 달님도 기울어

새파란 달빛아래 고개숙인

네모습 애처롭구나

 

얼마나 그리우면 꽃이 됐나

한새벽 올때까지 홀로피어

쓸쓸히 쓸쓸히 시들어가는

그 이름 달맞이 꽃

아~ 아~ 아

서산에 달님도 기울어

새파란 달빛아래 고개숙인

네모습 애처롭구나.

 

* 너무도 서글픈 노래이다.

그러나 달맞이꽃을 보면 늘 이 노래가 생각이 난다.

밤사이에 잠시 피었다가 아침이 되면 곧 꽃잎이 닫치게 되는 꽃이다.

그러기에 그 순간의 아픔과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리라.

그 짧은 인생살이에서 서로가 부딪치며 힘 있게 살면서

어느 누가 여유를 갖고 서로 아픔을 위로하며 뜨겁게 사랑하고 있는가?

 

참 어렵고 힘든 일이다.

가족마저도 서로를 위한다고 하면서도

제대로 마음 속내를 표현 못하는 우리들의 습성이

고스란히 남아서 표정 관리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분명 사랑은 기회이다.

지나가고 나면 후회막급이다.

언제나 사랑하고자 할 때 지금 사랑해야 한다.

 

<Always somewhere-Scorp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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