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신경림(2025.5.31.)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하늘을 훨훨 나는 솔개가 아름답고
꾸불텅꾸불텅 땅을 기는 굼벵이가 아름답다
날렵하게 초원을 달리는 사슴이 아름답고
손수레에 매달려 힘겹게 비탈길을 올라가는
늙은이가 아름답다
돋는 해를 향해 활짝 웃는 나팔꽃이 아름답고
햇빛이 싫어 굴속에 숨죽이는 박쥐가 아름답다
붉은 노을 동무해 지는 해가 아름답다
아직 살아 있어, 오직 살아 있어 아름답다
머지않아 가마득히 살아질 것이어서 아름답다
살아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이 시는 민중의 삶을 노래하는 신경림 시인(1936~2024)의 유고시이다
또한 이와 비슷한 제목의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이화여대 최제천 교수님)고 주장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너무도 상대를 모르고 살고 있다.
그러기에 함께 부대끼며 살면서도 무덤까지도 비밀을 갖고 갈 수도 있다.
그리하여 온갖 갈등과 함께 서로를 불신하며 두 패로 나누어 갈 때까지 가보자 하며 싸우며 살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우리는 조그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이해할 수 있고 자신과 비슷한 경험과 가까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도 많음을 새삼 느끼며 살고 있지 아니한가?
결국 인생의 늦은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우리는 깨닫게 되고 한 숨을 쉬면서 후회하게 마련이다.
분명 모든 것을 이해하고 알게 되면 사랑하고 아름답게 보이게 된다는 단순한 이론을 우리는 언제나 놓치고 있다.
진실로 이 세상은 살아있기에 아름답다고 노래한 시인의 말이 더욱 위대하게 들려지는 것은 우리의 현실이 답답하고 꽉 막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참으로 진실이 무너지고 거짓과 술수로 가득 찬 세상에 참된 생명의 아름다움은 그래도 빛이 있기에 우리는 자유와 정의와 진리를 기대하고 싶은 날들이 지나가고 있다.
분명 살아있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함께 생각하는 하나님 말씀>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 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하리라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
내 계명은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는 이것이니라.(요한복음 15장 9절~12절)
<This Is Love - Ernesto Cortaz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