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2025.4.26.)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52인 시집. 1967)
* 4월도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황무지>시에서 시인 엘리어트는 노래하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는 자유, 민주, 정의를 대표하는 4.19혁명이 있었기에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
그렇지만 우리들에게는 봄날의 새로운 소망을 꿈꾸는 달로 기억하며 보내려고 한다.
시인은 이 아름다운 4월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고 외치고 있다.
그 처절했던 동학 혁명과 시작된 부여에서의 전투에서 수많은 외침과 절규를 하며 싸워야 했던 희생을 아쉬워하며 계속 반복하여 외치고 있다.
그와 함께 백제 마지막 사비성에 살던 아사달과 아사녀의 애틋한 사랑의 마지막 모습을 그려내며 초례청으로 마주하는 신랑과 신부의 안타까운 장면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기에 우리 인생은 과연 어떻게 살다가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에 도달하게 된다.
과연 이런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어수선한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외쳐야 할 것인가?
진실로 우리는 허울 좋은 겉모양만을 과감하게 버리고 진짜 알맹이만 남기면서 살아가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쪽도 저쪽도 아닌 영원히 남아 있을 참된 진리와 정의와 자유를 외친 그 모습이 들리는 듯하다.
<함께 생각하는 하나님 말씀>
도마가 이르되 주여 주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사옵나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한복음 14장 5~6절)
<Mariah Carey - I Don't Wanna C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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