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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 류시화

by 방일 2025.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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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 류시화 (2025.2.1.)

   

 

밤늦게까지 시를 읽었습니다

당신이 그 이유인 것 같아요

고독의 최소 단위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사랑을 만난 후의 그리움에 비하면

이전의 감정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말로

 

시 아니면 당신에 대해 얘기할 곳이 없어

내 안에서 당신은 은유가 되고

한 번도 밑줄 긋지 않았던 문장이 되고

불면의 행바꿈이 됩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당신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 알베르 카뮈가 시인 르네 샤르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

 

* 사람들은 늘 만남과 헤어짐으로 인생을 살다 간다.

그렇지만 이렇게도 만남을 통해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는 경우는 쉽지 않다.

 

어쩌면 시인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할지라도

우리도 역시 보통 사람으로서 사랑하며 살고 있기에

충분히 이러한 고백을 통해 사랑을 주고받는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아무래도 시가 곧 사랑이요 고독이요 행복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입춘이 되면 봄꽃과 함께

우리 모두가 사랑에 젖어보고 싶은 꽃으로 피어나리라 기대한다.

 

<When You Told Me You Loved Me - Jessica Simp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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