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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by 방일 2025.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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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2025.3.15.)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도종환 시집 : 부드러운 직선)

 

* 흔히 인생을 나그네길이라고 노래하며 살아간다.

누가 감히 자기 삶을 돌아보며 후회 없이 살았다고 고백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그저 살아있기에 아무 생각도 없이 철없이 즐겁고 기쁘게 살아가기도 하고

조금 세상에 눈을 뜨면 여러 가지 목표를 정하고 온 힘을 다해 매진하며 살아간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벅차오르며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되면 온통 한 사람만을 그리워하며 모두 다 자신을 위해 있는 것처럼 푹 빠지고 헤매며 살지만, 이별의 아픔과 슬픔에 뜬 눈으로 밤을 새워가며 괴로워하며 자신을 위로하고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부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시인도 역시 이를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비록 혼자 외롭고 거친 길이라고 할지라도 오늘도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라고 고백하며 삶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노래하고 있다.

 

이제 우리 앞에 힘들고 무거운 난제가 걸려 있다.

이 어려움을 우리는 어떻게 넘어서야 할 것인가를 다시 돌아보며 멀리 내다보아야만 한다.

 

또한 세계적인 변화와 혼란 가운데서 우리는 어떻게 진실과 정의와 정의로 든든히 하며 경제적 부와 화합을 이루며 내일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리라.

 

역시 고난 뒤에 오는 단단함을 생각하게 된다.

길고 긴 겨울을 지나 새봄을 맞이하는 멋진 향기를 맡아보기를 기대해 본다.

 

<위로가 되는 성경말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태복음 11:28~30)

 

<Denean - Sund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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